정세균 불출마로 전대 구도 급변…2강체제냐 제3후보론이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서미선 기자 =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전당대회 대표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요구와 당원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2014.1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민주세력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며 2·8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그간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3'간 대결로 점쳐졌던 새정치연합 전대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변화와 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정치연합의 혁명으로, 이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당원동지의 열망"이라며 "저는 국민의 요구와 당원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대의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저는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분열이라는 악마와 싸우고, 좌절이라는 유령과 맞붙고, 과거의 환상을 부수는데 앞장서겠다. 이번 전대가 통합과 희망, 미래를 함께 녹이는 혁명적 용광로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정 의원은 특히 자신과 함께 '빅3'로 불렸던 문재인·박지원 의원에 대해 "다른 분들의 출마 문제에 대해선 그분들이 원래 다 무게 있는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일단 세 사람이 경쟁하는 모습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많은 당원동지들의 생각이고 국민적 관심사라 제가 마음을 비우고 밀알이 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지원, 문재인 의원에 대한 우회적인 불출마 압박이라 볼 수 있다.


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전대 구도는 빠르게 재편되며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 의원이 불출마를 하더라도 문·박지원 의원은 출마 의지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 문재인-박지원 의원간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범친노에 속하는 정 의원이 불출마를 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의원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정 의원이 비노(비노무현) 진영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불출마를 선언한 측면이 있는 만큼 비노 진영과 호남권의 결집으로 박지원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정 의원과 함께 불출마 압박을 받아온 문재인·박지원 의원에게도 일정부분 부담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빅3 불출마' 촉구 성명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 의원의 결단을 평가하고, 문·박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문·박 의원측은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문 의원측은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낀 반면, 박 의원측은 "큰 결단으로, 정권교체에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당의 통합과 승리를 위한 정 의원의 충정을 이어받아 강한야당, 통합대표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정 의원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당내 '빅3 불출마론'을 펴왔던 비노 진영을 중심으로 문·박 의원에 맞설 '대항마'를 낼 것으로 보여 또 다른 3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빅3 불출마론'을 주장했던 의원들은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를 막판까지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웅래 의원은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결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의원도 이르면 이날 중 불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져 비노 진영의 대안찾기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전 의원측은 "김 전 의원이 오늘이나 내일 중에 입장 정리를 할 것"이라며 "다른 변수가 없는 한 불출마쪽에 무게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 의원의 불출마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명의 여유분이 생긴 만큼 문·박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간 자율 경쟁을 통해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를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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