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내일 예비입찰, 흥행 불씨 살아날까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 사진=김휘선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새 주인이 나타날지 예상이 분분하다. 매각측은 “다시 나오지 않을 매물”이라며 흥행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대규모 부채 등을 이유로 적절한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혼재해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는 3일 오후 2시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10일쯤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를 추리고, 9월 말 적격인수후보 선정 후 실사에 돌입한다는 시간표를 짜뒀다.


지난 7월 25일 매각 공고 후 20여 곳의 후보군이 IM(투자설명서)을 받아 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예비입찰에 참여할 인수 주체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인수 의향을 내비친 곳은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등 두 곳이다. 시장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SK·한화·GS·CJ그룹 등은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수가를 고려하면 애경과 KCGI만으로는 ‘약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매각 대상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1.05%)은 2일 종가 기준으로 약 3900억원이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을 비롯한 자회사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이른바 ‘구주(舊株)’ 가치만 해도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잠재 부채와 재무개선을 위한 유상증자 대금 등을 더하면 1조원 정도는 얹어야 한다.

채권단을 비롯한 매각측의 시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규제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징, 아시아나항공이 과거 30년 간 구축해 온 영업망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매물임은 틀림없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수요 감소, LCC(저비용항공사) 증가 등에 따른 시장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지만, 단기 실적전망일 뿐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 훼손으로 평가하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제2 국적항공사’로서 갖는 상징성과 각종 리스크가 원매자의 범위를 좁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채권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새 주인의 조건으로 “경영 능력”을 거론했고 채권단은 물론 공식 임명을 앞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까지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면서 사모펀드를 비롯한 FI(재무적투자자)만으로는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 보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경영 능력 등을 이유로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눈에 띄는 SI(전략적투자자)와의 컨소시엄을 이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업과의 시너지가 예상되는 SK·GS 등 대기업이 묵묵부밥에도 줄곧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예상치 못한 후보의 ‘깜짝 참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들이 ‘일단은 살펴보자’며 IM을 받아간 것으로 안다”며 “일찌감치 인수 의지를 밝히면 매각 가격만 높일 수 있는 만큼 진의를 숨기고 있는 후보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