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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위장이혼' 조장하는 주택법 시행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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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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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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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임종철 디자이너
#1. 40대의 만혼부부 A는 용산과 잠실에 각각 아파트 1채를 갖고 있다. 남편이 결혼 전 보유하던 용산아파트 외에 맞벌이하는 아내가 결혼 직후 잠실에 20평대 아파트를 샀다. 부부는 아직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결혼 2년이 지난 지금도 혼인신고를 안 해 법적으로 각각 1주택자다. 2세 계획도 미뤘다.

#2. 또 다른 40대 만혼부부 B. 결혼 전 아내가 가입한 수도권의 지역주택조합 때문에 정작 생활권인 서울(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1순위 당첨제한) 아파트 청약을 못한다. 가입한 지가 6~7년이지만 조합은 토지도 확보 못한 채 조합원 모집에만 열을 올렸다. 그마저 남편이 물려받은 시골집(연면적 84㎡ 초과) 때문에 조합원 자격을 잃을 판이다. B 부부는 혼인신고를 한 게 한스럽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과세 부담이 커지자 혼인신고를 않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유주택 배우자로 인해 청약가점이 낮아질까봐 혼인신고를 늦추는가 하면 보유세부담을 낮추고 대출규제 등 부동산 투자의 '허들'을 피하기 위해 무늬만 싱글을 유지하는 것.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한 위장결혼이나 허위임신진단서와 비슷한 맥락이다. 경기도가 지난해 4월부터 7월17일까지 부동산 기획수사를 한 결과 임신진단서 위조, 대리산모 허위진단 등 부정청약 서류 제출 혐의로 169명이 적발된 바 있다.

"내집마련(혹은 부동산 투자)이 대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한숨이 나오지만 설익은 규제, 미흡한 제도가 부추긴 측면이 적지 않다.

혼인신고를 후회하는 만혼부부 B에게 담당 지자체 공무원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귀뜸해 준 게 바로 '위장이혼'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주택법 시행규칙이 위장이혼을 조장하는 지경인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예 손을 놨다. 이달 초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조건을 강화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사업지연으로 인한 자격 유지의 어려움 등 조합원 피해에 대한 구제책 보완은 외면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에 사실혼 부부까지 포함키로 했다. 저출산대책의 일환인데 정작 사실혼의 정의나 선정기준이 애매하다. 한쪽에선 혼인관계로 피해를 보고, 다른 한쪽에선 사실혼 부부까지 지원해 출산을 권장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 정상적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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