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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속도가 느려진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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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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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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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일이 있어 종로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가 "버스중앙차로를 설치한 이후 차량 운행 속도가 너무 느려졌다"고 푸념한다.

막히는 택시 안에서 답답한 마음에 옆을 보니 버스들은 쌩쌩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아뿔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느리게 가는 택시 안에 있자니 차라리 버스를 탔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최근 서울시 대부분 도로의 제한 속도가 60km/h에서 50km/h로 낮아졌다. 과천을 방문했다 차를 몰고 남태령을 넘어오던 중 당연히 60km/h 도로 인줄 알고 속도를 내다 50km/h 제한에 깜짝 놀라 당황한 기억이 생생하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과 이면도로의 제한속도도 30km/h로 낮아졌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개인들의 승용차 운행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승용차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은 전세계 주요 도시들의 공통적인 정책이다. 더욱 촘촘해진 보행자 횡단보도망도 마찬가지다. 보행자 편의를 높이고 운전자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됐다.

승용차를 비롯한 차량 운행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 정책 입안자들 말에서 이 같은 말은 심심찮게 들린다.

한술 더 떠 도심 지역에 아예 승용차를 몰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도시도 많아졌다. 도심 주변 공영 주차장을 만들고 도심 진입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서울은 그래도 공해 차량인 5등급 차량의 통행만 막고 있으니 양반에 속한다.

'광화문광장' 조성을 놓고 차량 통행이 크게 불편해질 것이란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확하게 의도하는 바다. 통행이 불편해야 차를 놓고 다니니까. 내가 인식하는 광화문광장의 문제는 교통 불편 보다는 다른 측면이다. 그냥 해가 쨍쨍 내리쬐는 100% 광장 보다 시민들이 바라는 공원이 만족도가 더 크다는 것 정도.

교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안에서 이동할 때 차를 갖고 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다. 약속 시간을 지키려면 버스중앙차로를 지나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훨씬 빠르다. 일주일에 한번 운행할까. 차고에 고이 모셔 놓고 잠든 차를 보자니 과감하게 승용차를 처분하고,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빠른 속도에서 내려와 돌아봐야 할 때다. 우리가 모르는 새 많은 환경이 바뀌고 있다. 예전엔 걸어 가려면 한참 돌아 가야만 했던 곳이 이젠 걸어서 지날 수 있다.

도시의 푸른 빛, 나무, 숲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사람들을 대중교통으로 유도하려면 도시의 푸른 빛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도시는 이야기를 품고 그렇게 진화한다.



[우보세]속도가 느려진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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