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박종면칼럼]대한민국 자영업의 소멸

머니투데이
  • 박종면 본지 대표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9.14 04:48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자주 가던 회사 근처 일식당 2곳이 최근 문을 닫았습니다. 식당이 폐업에 이른 것은 물론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지만 시작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4년 전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1차 타격을 받았습니다. 3만원 이상 식사접대를 금지하자 손님이 급감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여름 반도체 소재·부품을 둘러싼 한일 갈등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또 타격을 줬습니다. 식당 주인이 일본인도 아니고, 일본에서 수입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도 아닌데 오로지 ‘일식당’이라는 이유로 말입니다.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2분기에 서울에서만 2만개 상가가 문을 닫았습니다. 특히 음식점의 타격이 가장 커 3개월 동안 1만개 이상 폐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소상공인)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략 570만명에 이르고 전체 취업자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합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이 25%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브라질 터키 이탈리아 등입니다. 일본에 비해선 2배, 미국에 비해선 4배나 많습니다.
 
자영업 비중이 큰 나라들은 사회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가 약자들을 보호하지 못하니까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자영업으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 비중이 클수록 경제가 외부충격에 약하고 위기를 자주 겪는 특징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 자료를 보면 1년 전만 해도 570만명에 이른 자영업 종사자 수가 올 7월 기준 555만명으로 대략 15만명 줄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한 후 소상공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소상공인의 60%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90% 이상 줄었다고 했고, 월간 피해액이 500만~1000만원에 이른다고 응답했습니다.
 
대한민국 자영업의 소멸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봐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말이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내년 말이나 내후년까지 계속된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자영업의 초토화와 소멸은 직접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원인이지만 훨씬 복합적입니다. 우선 문재인정부 들어 급격히 추진된 최저임금 인상, 청탁금지법, 주52시간근무제, ‘미투운동’ 등이 하나같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습니다. 사회적 개혁조치들의 희생양이 바로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는 문재인정부와 개혁론자들이 깊이 새기고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근원적으로는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 해외 직접구매 확산 등 급격한 소비행태의 변화도 원인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경제가 급격히 진행될수록 자영업자들이 받는 충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어렵고 힘든 것은 아닙니다. 집값이 2배 이상 오른 사람부터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수억 원의 차익을 거둔 사람까지 주변에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대기업 직장인들도 집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재택근무 덕분에 월급은 제대로 받으면서 거지반 놀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골라 집중공격합니다. 신천지교회의 가난한 청년들, 변두리 개척교회의 목회자와 신도들, 물류센터와 콜센터의 일용직 근로자들, 그리고 550만 자영업자가 바로 그들입니다.
 
자영업의 파탄과 소멸을 두려워하는 것은 동정심 차원이 아닙니다. 자영업이 흔들리고 붕괴된다는 것은 양극화가 심화하고 지속가능 사회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붕괴의 전주곡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재난지원금 200만원으로 해결될 일이 결코 아닙니다. 특히 정치권과 언론을 포함 우리가 진영싸움에 빠져, 예를 들어 전광훈 목사를 욕하고, 추미애 장관을 조롱하는데 쏟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자영업과 소상공인 문제로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12년만에 '제2의 박왕자 사건'…문 정부, 공든탑 무너지나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