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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는 모빌리티 혁신2[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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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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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고 기대했지만 ‘역시나’로 흘러간다. 국토교통부의 모빌리티혁신위원회가 지난주 내놓은 ‘모빌리티서비스 혁신을 위한 권고안’ 이야기다.

지난 3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7개월 만에 나온 이 권고안은 소비자 중심의 모빌리티 혁신이 아닌 택시 중심의 모빌리티 규제라는 비판을 받는다. 국토부는 더 많은 타다가 나올 수 있도록 모빌리티혁신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택시의, 택시에 의한, 택시를 위한 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을 하려면 13인승 이하 차량을 30대 이상 보유해야 한다. 또 차고지와 정비·세차 등 부대시설, 보험 등 서비스요건을 갖추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택시에 준한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지원 등은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령의 개인택시 감차와 택시 종사자의 근로여건 개선 등을 위해 차량 허가대수별로 상생기여금도 내야 한다. 300대 이상 운행하는 플랫폼 운송사업자는 △매출 대비 5% △운행 횟수당 800원 △허가대수당 매월 40만원 중 선택해 납부하는 식이다.

당초 국토부는 초기 스타트업의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차량 99대 이하는 기여금을 면제하겠다고 했지만 이 부분은 빠지고 2년간 기여금 유예로 바뀌었다. 세부적인 기여금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업계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타트업 협의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현재 플랫폼 운송사업의 운행횟수당 이익이 475원에 불과한 만큼 기여금이 300원을 넘어서면 사업유지가 어렵다고 밝혔지만 권고안은 이의 2배 넘는 800원으로 규정했다. 사업 초기 흑자를 내기도 버거운 스타트업 입장에선 사업허가와 기여금이라는 뛰어넘기 힘든 이중삼중의 규제장벽이 생기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권고안은 플랫폼 운송사업자의 차량 허가대수에 상한을 두는 대신 국토부 소속 심의위원회가 지역별로 허가대수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따라선 총량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으로 플랫폼 운송사업자는 불확실성 속에서 택시와 경쟁하며 사업을 해야 한다.

예측불허 상황에서 플랫폼사업의 핵심인 ‘규모의 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스타트업은 차치하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라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떠안고 시장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정책 결정이 어떤 파국을 야기하는지 이미 타다를 통해 뼈저리게 느낀 터다. 타다는 소비자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지만 선거를 앞두고 택시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권과 정부가 족쇄를 채우면서 1년5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언제, 어떤 돌발변수로 급브레이크가 걸릴지 알 수 없는 시장에 인재와 자본이 모일 리 없다. 권고안이 나온 후 쏘카가 타다 서비스(베이직) 재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혁신성장을 내세웠지만 벤처시장에선 여전히 ‘갈라파고스 규제’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정치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공유경제, 원격진료 등 구산업과 충돌이 불가피한 신산업 분야는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 창업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절망적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코로나19(COVID-19)로 전세계 디지털 기술혁신이 더욱 빨라졌다. 혁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존 산업의 파괴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기득권과 정치권에 휘둘려 좌고우면하고 경제와 산업의 변화에 눈을 감아버리면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우리가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변화를 강요받게 될 뿐이다.
후진하는 모빌리티 혁신2[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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