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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시장을 강제로 잡으려 했던 역대 정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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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종태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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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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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정부가 시장을 만만히 보고 쥐락펴락 할 수 있다고 덤비면 국민들이 생고생을 한다.

230년 전 프랑스 최고 권력자였던 로베스피에르의 '반값 우유'는 시장의 힘을 쉽게 봤다간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준다.

로베스피에르는 1793년 프랑스의 생필품 가격이 폭등하자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우윳값을 반값으로 내리라"고 명령한다. 그는 "모든 프랑스 국민들은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 정책은 뜻밖의 방향으로 흘렀다. 처음에는 우유값이 떨어져 모두들 좋아했다. 하지만 축산 농민들은 생각이 달랐다. 그들은 젖소를 키워 우유를 공급해봤자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젖소를 도축해 고기로 팔았다. 곧 우유 품귀현상이 빚어지며 우윳값은 더 비싸졌다.

이쯤에서 로베스피에르는 시장을 잡겠다는 생각을 버렸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엔 농민들이 젖소를 키우지 않는 이유를 바로 잡겠다며 건초가격을 반값으로 내리라고 했다. 건초가격이 떨어져 수익성이 좋아지면 농민들이 다시 젖소를 키우고 우유 공급이 늘 것이라고 봤다.

그러자 이번에는 건초업자들이 건초를 불태웠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파느니 그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건초를 키우던 농지는 아예 다른 용도로 썼다. 결국 젖소를 키우는 모든 여건이 더 나빠졌다. 농민들은 젖소를 더는 키우려 하지 않았다.

생산량이 급감하며 우유는 원래 가격의 10배 이상 폭등했다. 로베스피에르의 생각과 달리 우유는 극소수 귀족들만 마시는 사치품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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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복잡하게 돌아가는 시장은 더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1989년 12월12일 당시 재무부가 발표한 강력한 '증권시장 안정대책'이 대표적이다. 이 대책엔 한국은행까지 등장한다. 폭락한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투신 3사가 무제한으로 주식을 매입하되, 이 자금을 은행이 대출해주고, 이 은행에게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보름간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국민투신 등 3대 투신사들이 주식 매입에 쏟아부은 돈만 2조7600억원. 증시 전체 거래대금의 40%에 달했다.

그렇다면 주가는 올랐을까. 종합주가지수 844포인트에서 100포인트 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곤두박질쳤다. 그해 연말 주가지수는 90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듬해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증시 부양책을 쏟아냈다. 증권주 신용 매입을 허가해주고, 4조원에 달하는 증시안정기금을 출범시켰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줄곧 떨어지던 종합주가지수는 1992년 8월21일 456포인트로 최악의 저점을 찍었다.

3개 투신사들은 자본금 전액이 잠식되며 한순간에 부실회사가 됐다. 증시안정기금 마련에 동원된 증권사들도 골병을 앓았다. 개인투자자들은 깡통계좌로 빚더미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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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24번째 대책을 내놓았다. 눈앞의 전세난을 잡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에 2만4200가구를 전세로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중 65%에 달하는 1만5700가구가 '3개월 이상 공실 주택'이다. 사람들이 이미 외면해 3개월 이상 비어있던 집으로 전세난을 잡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참 안쓰러운 수준이 됐다.

워낙 대책들이 많이 쏟아지고, 쉴새 없이 규제들을 내놓다보니 실수요자들은 누더기가 된 주택 제도를 자신에게 대입해보는 것조차 힘들다. 오죽하면 "내집을 사는 순간 지지층이 돌아서니 아예 정부가 집을 못사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까.

시장이 과열되면 사람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영끌을 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 나도 청약점수가 높아지고, 내 형편에 맞는 아파트 1채를 장만할 수 있다는 이성을 찾게 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정부는 대출 규제로 무주택자의 생애최초 내집 마련조차 원천 봉쇄하고 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시장은 민심을 반영한다. 민심은 단번에 해결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민심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광화문]시장을 강제로 잡으려 했던 역대 정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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