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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금감원의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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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4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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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금융회사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았다. 몇 가지 지적 사항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무난했다. 내부통제 문제도 지나갔다. 과도했던 부분을 잘 관리·통제했다며 나름의 평가도 받았다.

올해 검사를 다시 받은 이 회사는 내부통제 관리 미흡으로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않았다는 게 징계 이유다. 같은 사안인데 검사 결과가 달라졌다. 설명은 없다.

지난해 종합검사를 받은 B금융회사는 최근 공문 하나를 받았다. 종합검사 때 나오지 않았던 사안인데 조치하라는 내용이다.

배경을 알아보니 금감원이 C금융회사를 검사하다가 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회계 처리 오류 문제를 발견한 때문이란다. 금감원도 몰랐던 내용인데 1년6개월전 감독·검사에 대한 복기나 책임은 없다. 규정의 실제적 존재 이유 등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그저 조치하라는 명령뿐이다.

#작은 항변도 용납지 않는다. 반발은 보복을 부르기에 금융회사는 머리를 숙인다.

금감원의 제재를 법원으로 가져간 금융회사는 거의 없다. 가더라도 ‘용기’가 아닌 ‘무모한 도전’으로 본다. 후폭풍이 워낙 거센 탓이다. 시쳇말로 털어서 먼지 안 나기 어려우니까.

별건 수사가 검찰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별건 검사는 금융회사를 옥죄는 보복의 수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 시대, 금감원은 더하다. 키코, 암 보험금 등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도 다시 제재 대상에 올린다. ‘법원에 가 보던지…’라며 ‘무모함’의 싹마저 지워버리는 압박이다.

금융 제재는 사실상 1심제인데 일방적이다. 금감원은 검사 후 피감기관에 확인서를 내라고 한다. 잘못과 시정조치를 담아야 한다. 초안을 받은 금감원은 첨삭한 뒤 다시 제출하라고 한다. 확인서마저 검열하는 셈이다.

대립 당사자간 지위가 평등하고 대등한 공격·방어 수단과 기회를 갖는다는 무기평등(武器平等)의 원칙은 사치다. 금감원이 작성한 검사보고서로 끝난다. 게다가 그것은 무오류다. 설령 오류가 드러나도 ‘어쩔 수 없는’, ‘외부에 의한 만들어진’ 오류일 뿐이다.

#‘오류’ ‘감독 소홀’ ‘책임론’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금융감독 체계다. 요사이 금융감독체계 관련 언론보도와 제언이 나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피아’와 ‘규제 완화’를 교묘히 섞는다. 뻔하긴 해도 언제나 잘 먹히는 메뉴다.(모피아의 원죄가 없진 않다) 그러면서 금융감독 체계가 금융감독 문제의 본질인 것처럼 호도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의 금융정책 권한 그 아래(에서) 금융감독의 집행을 담당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산·조직·인원 문제가 다 예속될 수밖에 없다.”

“정책이나 감독 집행에 있어서도 우리가 감독규정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시장의 상황을 즉시에 우리의 의지대로 감독 집행에 반영하기가 참 어렵다. 그런 문제가 좀 검토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 10월 국회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옆에 두고 한 작심발언이다. 역대 이만한 독립 선언은 없었다. 당시 “부하가 아니다”라는 검찰총장의 발언에 묻혔지만 내용과 수위만 보면 더 섬뜩한 메시지였다. 오죽했으면 감옥에 있는 전직 관료가 충정어린 옥중서신을 금융위원장에게 보냈을까.

#금융 감독을 책임지는 사람의 인식이 이렇다면 위험하다. 본질을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모르거나, 다 문제다.

금감원은 민간기관이다. 금융기관 설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가 검사 권한을 ‘위임’해 준 것 뿐이다. 위임에 의한 권한만 행사할 수 있을 뿐 독자 권한은 없다.

무엇보다 권한과 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민간기관이 독립을 외친다. 권한은 위임받았지만 통제는 받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통제는커녕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스스로 제재를 가할 권한을 가진 것처럼 포장한다. 금융지배구조법을 마음대로 해석해도 통제를 받지 않는다.

이전 정권 탓은 필요없다. 외환위기 이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기본으로 돌아가 질문을 던지자. 제재와 공권력 행사를 민간기관에 위임하는 게 과연 맞는지. 조직 체계 개편, 공공기관 지정, 제재심의위원회 별도 설치 등은 지엽적 문제일 뿐이다.

행정부가 할 제재 기능을 ‘위임’해 놓고 통제하지 않으니 기형 조직의 이상한 독립 선언만 나온다. 금융 혁신이 중요하다지만 정작 급한 것은 금융감독의 정상화, 금융감독에 대한 민주적 통제다.
[광화문]금감원의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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