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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정한 전기요금, 탄소중립국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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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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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는 눈에 띄는 경제성장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제성장과 함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그린뉴딜, 탄소중립과 같은 정책적인 목표에도 환경이 중심에 서 있다.

국민들에게도 건강한 음식, 깨끗하고 맑은 공기가 삶의 중요한 척도 중에 하나로 들어와 있다.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조금 더 건강한 농산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최근에는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 유기농 농산물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그렇다면 다양한 유기농 농산물을 더 싼 값에 구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간단하다. 유전자 조작, 농약으로 키운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고,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하면 된다. 이것이 시장에서 더 많은 공급자들이 더욱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만들어 판매하도록 신호를 준다. 공급이 증가하면 당연히 가격도 떨어진다. 즉,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늘리는 것은 생산자의 역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의지도 필요하다.

지난해 말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비의 증감에 따른 원가 변동요인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요금’을 신설했다. 그리고 기존 요금에 포함된 ‘기후환경비용’을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소비자에게 전기요금이 기후환경을 위해 얼마만큼 사용되는지를 알리기로 했다.

연료비 조정요금은 에너지 사용에 대한 가격신호 기능과 요금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 합리적인 전기 사용을 유도하려는 취지로, 기후환경비용은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탄소배출권 거래제(ETS) 등의 비용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전환으로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했다.

전기요금은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지불하는 비용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원가가 전기요금에 반영된다는 것은 전기라는 재화의 가격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가격 신호에 따른 합리적 소비가 가능하고, 전기 다소비 기업들은 원가변동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국내도 유류, 가스, 열, 항공요금은 이미 이러한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돼 있다. 그러나 전기요금은 정부의 정책수단으로 활용된 탓에 전기세로 인식될 만큼 사용하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재화로서 가격 기능이 미약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누진단계 완화 외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을 정도로 경직적이었다. 일부에서는 향후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유가가 상승하면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의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되거나 인하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다행히 연동제에는 최대 변동폭을 제한하고 있어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에 대한 안정장치가 마련돼 있다.

기후환경비용이 투명하게 관리되면 소비자는 친환경적인 전기생산을 위해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석탄발전이 줄고,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면 이러한 기후환경비용은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이러한 비용을 간접적으로 보전해 준다면, 결국 국민의 세금이 사용될 수밖에 없고,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의 세금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꼴이 된다. 전기요금을 통해 기후환경에 사용되는 비용을 투명하게 밝힘으로써, 전기의 생산자의 역할과 함께 소비자의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다잡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

코로나19는 환경을 화두로 던져줬다. 자연의 역습이라는 말처럼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발이 묶이면서 환경은 좋아졌다. 미세먼지가 사라지면서 인도 북부 지역주민들이 160㎞ 떨어진 히말라야 산맥을 30년 만에 육안으로 볼 수 있고, 베네치아 운하가 60년 만에 맑아졌다.

환경을 위해서는 적게 소비하고 가치를 높이는 생활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전기 공급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하게 반영하는 요금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전기요금 개편이 친환경적인 전기의 생산을 위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는데, 그리고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국가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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