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친부 미스터리'…사위·남편·내연남 '유전자 불일치'

머니투데이

김소영 기자

세 살배기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북 구미경찰서에 구속 수감됐던 20대 친모가 지난달 19일 오후 살인, 아동복지법 등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외할머니' B씨가 지난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여자아이의 친모가 외할머니로 알려진 A씨(49)로 밝혀진 가운데 경찰이 A씨 주변 두 명의 남성과 아이의 DNA를 대조했지만 12일 '불일치'로 판정됐다.

앞서 A씨 사위와 남편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숨진 아이와 친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유력한 친부로 지목됐던 내연남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면서 짧은 생을 마친 아이 친부의 정체는 점점 미궁에 빠지고 있다.

내연남도, 사위도, 남편도 아니다…진짜 '친부'는 누구?

숨진 아이의 친부를 찾던 경찰은 지난 11일 친모 A씨의 내연남 B씨 신병을 확보해 유전자 검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오후 B씨가 숨진 아이와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경찰은 A씨 주변의 또 다른 남성인 C씨를 상대로도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그 역시 아이의 친부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사건 초기 A씨의 딸이 아이 엄마로 알려졌던 만큼 경찰은 A씨 사위(이혼)를, 또 A씨가 친모로 확인되면서 A씨 남편에 대해서도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A씨와 얽힌 남성 4명이 모두 친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체 숨진 아이의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할 전망이다.

'반전에 반전' 구미 3세여아 사건…'영아살해'로 비화?

세 살배기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북 구미경찰서에 구속 수감됐던 20대 친모가 지난달 19일 오후 살인, 아동복지법 등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건은 애초 3세 아이를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무책임한 부모의 '아동학대' 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아이 친모가 외할머니로 알려진 A씨로 드러나며 '반전'을 맞이했다.

A씨가 출산 사실을 남편 등에게 감추기 위해 숨진 아이를 손녀로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런 추론이 사실이라면 A씨의 딸이 출산한 또 다른 아이의 행방이 묘연해져 또 다른 '영아살해' 사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그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딸이 낳은 아이가 맞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또 A씨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잘못 나온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A씨의 가족과 친구 등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숨진 아이와 친자 관계가 성립되는 사람은 아직 없다"며 "사라진 아기의 생사 여부와 행방을 찾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