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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피로감에 벌써 힘든 기업들[오동희의 思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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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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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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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자체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ESG 한다며 불러내는 사람들 때문에 힘듭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너나할 것 없이 관련 행사나 단체를 만들고 여기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하자 이런 부담에 치인 기업들이 내놓는 하소연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한해를 보내면서 기업들은 ESG 경영으로 가야한다는 당위성과 이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각종 경제단체나 일부 미디어들이 마치 주도권 쟁탈전을 하듯 경쟁적으로 관련 위원회나 협의체를 만들고 포럼이나 아카데미 등을 남발하면서 오히려 기업들에게 ESG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일례로 지난 8일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화우와 공동으로 '제1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을 열자, 뒤이어 14일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K-ESG 얼라이언스'를 발족시켰고, 15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경련이 ESG 경영 확산과 글로벌 ESG 사업 추진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얼라이언스 의장에 앉히자, 경총은 손경식 회장을 위원장으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으로 참여시켜 활동한다는 식이다. 다른 위원회나 포럼도 마찬가지다.

상의가 산업부와 함께 16일에 주요 업종별 협회,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탄소중립연구조합 설립을 발표했으니, 곧 다른 단체들에서도 탄소중립과 관련해 비슷한 움직임이 또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어디서 민간협의체를 만들면 다른 쪽에서는 포럼이니 아카데미를 만드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선 지난달과 이달 들어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포럼, 시상제도 등을 만들어 기업 경영자들을 '반강제'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본지가 지난해초부터 기획해 지난해말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해 진행했던 ESG포럼 당시와는 달라진 풍경이다. ESG를 확산시킨다는 취지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시류에 편승해 기업의 이익에 앞서 자신들의 이익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머니투데이는 오래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또 기업의 역할과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서도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기업은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그 역할을 통해 기업과 국가의 부를 높인다면, 미디어는 이런 기업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초 수소사회를 화두로 던진 것도 같은 이유다.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머니투데이미디어 전략회의에서 '한국의 10년 후 미래 먹을거리가 무엇이 될지'를 논의하던 중 중국에 추격당하는 반도체나 철강, 조선 다음 산업으로 지구온난화의 대안으로 떠오른 수소 사회가 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당시 산업1부장을 맡고 있던 기자가 그 회의의 후속조치로 갑작스럽게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장길을 떠났던 기억이 있다. 2018년 1월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글로벌 신차발표회가 진행된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수소차와 수소산업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 였다.

그때부터 본지는 ESG의 핵심인 환경 문제에 집중해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양산1호차를 2018년 4월 자비로 구입해 사진부 취재차량으로 지난 3년간 활용하며, 우리 기업의 세계적 기술을 알렸다. 물론 그 3년 동안 수소전기차는 아무탈 없이 사진기자들의 발이 되어줬다.

차량 외부에는 '세계 최고 수소전기차, 머니투데이가 함께 달립니다!'라는 글씨를 대문짝만하게 써 전국을 달리며 수소전기차를 알리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2년여간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수소전략 등도 현장 취재를 통해 알렸고, 수소엑스포와 그린뉴딜 엑스포 등을 이어오며 수소와 친환경 산업의 확산을 돕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엔 이미 국내 첫 ESG포럼을 열어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켰다.

사실 탄소중립과 ESG로 가는 길은 기업들에게는 멀고 힘들고 험난한 길이다. 그래서 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도우는 동반자들이 중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기본이 되겠지만 협단체나 미디어가 보조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경제단체 자신들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기업을 지렛대로 쓰거나 이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지원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경영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아이템을 갖고 싸우지 말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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