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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콩고기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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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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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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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충남대 교수
김성훈 충남대 교수
나이가 드신 분들은 어렸을 때 콩고기라는 것을 접해보신 기억이 있으실 것이다. 외견상으로는 얇은 조각고기 모습을 하기는 했지만 막상 먹어보면 퍽퍽하고 이상해서 다시 찾아 먹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대체육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고기'가 나오는데 이전 콩고기와 달리 식감과 육즙이 '진짜 고기'와 헷갈릴 정도다.

푸드테크(food-tech)의 결과물인 대체육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체육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미트볼, 햄버거패티에 이어 스테이크용 대체육이 나오더니 이제는 대체육으로 만든 치킨 상품까지 출시됐다. 우리나라도 이미 다양한 상품에 대체육이 알게 모르게 들어가는데 라면업체가 짜장라면에 들어가는 고기로 대체육을 사용한 지 꽤 됐고 대형 프랜차이즈업체에서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체육을 만드는 방식은 다양한데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콩고기처럼 식물의 단백질을 사용하는 방식 외에도 동물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하거나 미생물 발효기술을 적용해 대체육을 생산한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인 편이다. 우선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윤리적 공감과 건강에 대한 관심 등으로 채식주의자(vegan·비건)를 포함한 많은 소비자의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젊은층의 관심이 높다. 나아가 가축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체육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대체육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인 축산업계는 상당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축산단체에서 대체육 상품에 고기를 뜻하는 '육'(肉) 또는 '미트'(meat)라는 용어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가 아닌 가공식품에 불과하고 아예 '가짜 고기'에 불과하다고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나타나는데 미국은 2019년 인공고기에 '미트'(meat) 등의 표기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유럽은 지난해 실제 육류를 함유한 식품만 '버거'나 '스테이크'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 안전성 등의 문제가 없는 한 대체육 상품이 기존 육류 상품을 점차적으로 대신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금 먹는 고기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고 이를 주체적으로 선택해 소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식량부족으로 인한 기아문제가 대두한 상황에서 굳이 사람이 먹을 곡물의 몇 배를 소비해 생산되는 가축의 고기를 계속 고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발전한 기술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 상품과 산업을 대신하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등장하는 것을 우리는 혁신(innovation)이라고 부른다. 혁신의 결과물에 대한 엄밀한 검증은 당연히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겠지만 혁신의 속도를 일부러 줄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짜 고기' 논쟁을 촉발하기보다 축사의 환경오염이나 동물복지 등의 문제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게 혁신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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