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불지핀 反구글·애플연대…내년 미국·유럽 간다(종합)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국 앱공정성연대,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윤지혜 기자

세계 최초로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한국이 반(反)구글·애플 연대를 전세계로 확대한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를 시작으로 유럽 등에서 글로벌 앱 생태계 공정성에 대한 여론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글로벌 앱생태계 공정화를 위한 국제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앱공정성연대(CAF)와 IT 이슈가 집중되는 CES에서 관련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유럽에서도 관련 세미나를 열어 각국 정부와 의회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엔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과 메간 디무지오 CAF 사무총장, 마크 뷰제 CAF 창립임원(매치그룹 수석부사장),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이 참석해 구글·애플의 운영체제(OS) 및 앱마켓 시장 독점을 규탄했다. 향후 미국·유럽·인도 등 국제사회 차원의 공조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세드릭 오 장관은 "프랑스에선 '디지털서비스법'이라는 반독점법을 준비 중"이라며 "미국·유럽 등 더 많은 나라간 협력이 필요하고, 여기에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마크 뷰제 수석부사장도 "한국이 대담한 결정을 해줬다"라며 "미국·유럽연합(EU)·프랑스·일본·호주·남아공까지 관련 조처를 하고 있고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미 IT거물' 팀 스위니 "나는 한국인! 자랑스럽다"

포트나이트. /사진=에픽게임즈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창업주인 팀 스위니 대표도 한국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반발해 미국에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개정안이 통과하자 그는 트위터에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번 행사에서도 그는 "한국이 구글·애플의 OS 독점과 싸워 공정경쟁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독점기업에 맞서는 여러분과 함께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글·애플이 꼼수로 개정안을 우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제3자 결제방식을 허용하되, 수수료를 4%포인트만 감면한다고 밝혔다. 이에 앱 개발사들은 최고 26%에 달하는 수수료에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등을 더하면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애플 역시 현재 정책이 개정안에 부합한다며,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기존 인앱결제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마샤 블랙번 미 상원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앱마켓을 규제하는'오픈앱마켓법'을 발의할 예정"이라면서도 "애플이 한국에서 새로운 법을 무시하고 있는 처사는 다른나라에서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암시한다"고 우려했다. 메간 디무지오 사무총장 역시 "구글·애플은 새로운 게임을 시작했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법안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애플이 꼼수로 법망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시행령과 고시를 촘촘히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내일 방통위는 전체회의에서 관련 시행령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공정한 경쟁환경과 국민들의 이익에 준하는 결제방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도 관심 많은 분야인 만큼 촘촘하게 일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