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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투표로 CEO 뽑던 회사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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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동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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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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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일의 하우페(Haufe)라는 기업이 2013년 최고경영자(CEO) 직선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리더를 선택하는 것으로 지방선거 등 요즘의 각종 선거와도 비슷하다. 당시 이 일은 외신들을 통해 보도됐고, 직장 내 민주주의로 평가받기도 했다.

회사 설립자 헤르만 아널드에 따르면 회사가 미국으로 확장하면서 자신이 CEO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이런 절차를 도입했다.

당시 직원 수는 260명가량. 선거 운동 기간은 약 3개월. 직원들은 이 기간 앞선 1년 회사 성과에 대해 모여서 토론을 한다. 선출직 8명에게는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 주어진다.

투표를 거쳐 기존 영업이사가 새 그룹 CEO로 뽑혔고, 미국 지사에는 켈리 맥스가 CEO 자리에 올랐다. 맥스는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만약 누군가가 내가 일을 잘 못하고 다른 사람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면, 나는 그 사람이 선거 과정에 참여하기를 확실히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직선제의 장점 3가지는 이랬다. △모든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고 혁신을 가져다 줌 △조직이 끊임 없이 변화하고 시대에 적응하도록 해줌 △직원들에게 진정한 발언권과 권한을 부여함.

하지만 6년 뒤 직원들은 이 방식을 없애기로 했다. 하우페 창업자 아널드는 2020년 이에 관련한 인터뷰 내용을 자신의 링크드인(비즈니스용 SNS)을 통해 공개했다.

창업자는 변화의 이유로 몇 가지를 들었다. 우선 회사가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등 사세가 커지면서 직원들이 좋은 리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또 상사와 직원 간 의견 차이 문제가 선거 때문에 뒤로 밀리기도 했는데, 이는 직선제로 얻으려 한 이점과 반대되는 결과였다고 했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한 사내 토론에서 나온 얘기들은 좀 더 솔직하다. 이런 반응들이었다.

△선거 토론 과정 참여율이 "걱정될 정도로" 낮았다. 회사가 작고 선거가 없었을 때 직원의 의사결정 참여도가 더 높았다. △내부 후보 아닌 외부 후보자를 찾기가 어렵다(개혁의 어려움) △리더들이 직원들의 힘을 의식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직원들은 해결안을 내야 한다는 강박감이 없다.

직원의 참여도를 높이고 회사를 더 혁신시키려는 시도였지만, 비용 대비 결과가 나빠졌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후 회사는 리더 직선제 대신 전문가와 관련 동료의 '조언 절차'를 통해 직원 개개인이 일정 영역에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을 도입했다.

물론 실적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는 기업과 차이가 있지만, 다가오는 8회 지방선거(6월 1일) 상황을 보면 축소판일 수도 있는 이 회사 사례가 눈에 들어온다.

지역 주민의 참여를 늘리고 지역 스스로 행정을 처리하는 게 지방자치의 목적이지만, 효율적으로 잘 굴러가는지는 의문이다.

출퇴근 시간 선거 후보자들은 지하철 역 등에서 열심히 인사를 하는데, 주민들은 저 '선수'가 어느 '종목'에 출전하는지도 곧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에 대한 관심은 늘 낮아 선호 정당의 후보를 그대로 찍기도 한다. 투표장에서 일곱 번 선택을 해야 하는데 이 내용을 충분히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선거에선 당선이 어렵다고 판단된 곳에 경쟁자가 나오지 않아 494명(총 선출자 4132명)이 이미 무투표 당선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4월 22~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를 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소속감이 '매우 강하다'고 답한 사람은 48%였지만,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같은 답을 한 비율은 각각 18%, 17%였다. 4년 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부문은 선거를 치르지 말자거나,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하자는 등 대안들이 제시된다. 취지에 맞지 않는 결과가 이어진다면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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