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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올린다고 나라가 망하진 않는다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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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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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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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지난 4월 물가 상승률은 4.8%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월~7월까지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치솟는 물가는 어느 정부에게나 부담이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공공요금을 억제하며 물가를 관리해 왔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그간의 관례처럼 여겨졌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요금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린 건 지난해 9월 4분기분 연료비 조정단가를 1kWh(키로와트시)당 3원 인상한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2020년 12월 연동제 도입당시 직전 연료비 하락분을 반영해 3원 낮췄던 것을 원래 수준으로 돌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윤석열정부도 인수위원회 시절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에 '원가주의'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실천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 사이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기요금을 억누른다고 물가가 잡힐까. 전기요금이 1%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는 고작 0.017%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다. 휴대전화 요금(0.036%)의 절반, 휘발유(0.023%)의 74%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 전기요금을 조정했을 때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전기료 인상이 연간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0075%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22,300원 ▼650 -2.83%)공사가 올 1분기 7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898년 한성전기 설립 때부터 따져보면 124년 만에 가장 큰 적자다. 혹자는 한전의 연간 적자가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도 한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에 달했던 한전이다. 국제유가가 널뛸 때마다 한전의 실적은 요동친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다. 전기요금 체제에 손을 대지 않고선 해법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시급한 건 전기요금의 가격 신호기능 회복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어야 한다. 그게 시장의 원칙이다. 따라서 전기요금의 가격 신호기능이 회복되면 전력효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전기가 비싸지니 전기를 아껴써야 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전기업들은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할 것이고, 기업들은 전기를 아끼기 위한 설비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이다. 즉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전력 사용량이 줄면서 사회 전체의 비용은 거의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다.

지금은 값싼 전기를 속된 말로 '물 쓰듯이' 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원가주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만 했어도 한전의 재무위기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반쪽짜리 연료비 연동제를 하루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연료비 조정요금의 조정폭을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전기요금 오른다고 나라 망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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