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화문 금강송 빼돌린 신응수 대목장 무형문화재 자격 박탈

= 광화문 복원공사용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응수 대목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을 마친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2016.5.31/뉴스1

서울 광화문 복원공사에 쓸 금강송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대목장(大木匠) 신응수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자격이 최근 박탈된 사실이 확인됐다.

23일 문화재청과 법원에 따르면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던 신씨는 2021년 6월24일 대법원 1부에서 상고가 기각돼 벌금 700만원형이 확정됐다.


문화재청은 신씨에 대한 형사소송이 벌금형 유죄로 확정되자 즉시 관련법령에 따라 청문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올 2월초에 그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지정(1991년) 사실을 해제 조치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지 30년만에 자격을 잃게 된 셈이다. 2008년 광화문 복원공사 기준으로는 13년, 2012년 숭례문 복원공사 이후 9년, 2016년 기소시점으로부터는 5년여만이다. 신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지정 해제 사실은 지난 2월4일자 관보에 공고된 바 있다.

신씨는 2008년 3월 광화문 복원 공사에 쓰라고 문화재청이 제공한 최고급 금강송 26그루 중에 4그루(1198만원 상당)를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광화문 복원에 제공받은 금강송 대신 일반 소나무를 사용했다는 것.

숭례문(남대문) 복원 완공시점인 2013년 5월경, 단청 등에 대한 부실복원 논란이 터지면서 목공사를 맡았던 신씨에 대해서도 국민기증목을 빼돌렸다는 제보가 경찰에 접수돼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숭례문 복원에 쓰인 기증목은 목공사를 총괄한 신씨가 아닌 제자이자 전수조교인 문모씨가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결론지었다. 이에 숭례문 복원용 국민기증목 304본 가운데 140본(1689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제자 문씨가 별도로 기소됐다. 숭례문 목재 횡령 혐의에선 벗어났지만 숭례문 관련 경찰 수사 과정에서 2008년 광화문 복원사업에서의 목재를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기소됐다. 2016년 신씨와 문씨는 검찰에 의해 벌금 700만원과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2017년 1월에 진행된 1심과 같은 해 8월에 선고된 2심 법원은 "마음대로 횡령하고 고유식별 밑둥을 잘라내거나 표식을 덧붙여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사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신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벌금형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이 3심을 약 4년간 계류시키면서 신씨에 대한 문화재청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해제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2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박찬우 지능수사대장이 숭례문·광화문 복원사업 관련 비리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숭례문·광화문 복원사업 공사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광화문 복원용 금강송 4주와 숭례문 복구용 국민기증목 154본을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 등)로 공사 총책임자 신응수 대목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2014.3.26/뉴스1

= (강릉=뉴스1) 윤창완 기자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과 관련해 3일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대목장 신응수씨가 운영하는 목재상에서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2014.01.03/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