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견디고 화창한 봄날 맞을 조건…"백신 '이것'과 '이것' 맞아야"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올해는 독감에다가 코로나19 백신을 더해야 합니다. 접종 대상자가 두 개를 다 같이 맞으면 이번 겨울을 잘 보내고 내년에 화창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COVID-19)와 독감 백신 접종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올해 겨울만 잘 넘기면 내년 봄부터는 코로나19를 더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현재 국내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정체기에 머물고 있다고 본다. 지금부터는 (확진자 수가) 증가할 일만 남았다"며 12월 재유행 발생을 전망했다.

오는 12월 초 제7차 대유행의 근거는 해외 유행 상황과 전 국민의 면역력 저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부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 개 국가에서 확진자 수가 점차 증가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3월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기록했다. 8월에는 제6차 대유행이 찾아왔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당시 우리나라보다 한 달 앞서 재유행을 겪었다. 이런 패턴이 일년 내내 반복됐다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이들 나라에서 확진자 수가 얼마나 올라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봤던 패턴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가정한다면 앞으로 한 달에서 두 달 뒤 우리나라도 확진자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12월 초까지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도 재유행의 불씨로 남아 있다.

/사진제공=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정 위원장은 "감염으로 인한 면역자 1050만명과 8월 이후 백신을 맞은 인공 면역자 230만명을 합한 1300만명 정도가 12월까지 방어력을 갖출 것"이라며 "나머지 3800만명 국민은 방어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서 2400만명이 면역을 갖췄음에도 7월 초부터 제6차 대유행이 시작됐다"며 "1300만명만 면역을 가졌다면 얼마든지 제7차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2월 초를 기준으로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는 고위험군, 즉 8월 이전에 백신을 맞았거나 6월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분 중에 고령층은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만약 내년 봄까지 상황이 안정적이라면 그 이후에 대해서는 코로나19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그 사이에 더 개량된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되고, 안정화된 의료체계가 우리나라에 구축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코미나티2주 0.1㎎/㎖'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해당 제품은 코로나19 초기와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주, BA.4와 BA.5 공통 부분) 각각의 항원을 발현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주성분으로 하는 2가 백신이다. 정부는 동절기 접종 계획과는 별도로 이달 말 BA.4/5에 대응하는 개량백신의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지난 13일 제7차 회의에서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 단계 등급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현재 감염병 위기 등급은 '심각' 단계인데 유행 감소 추이를 고려해 이를 '경계'로 내리자는 것이다. 위기 단계 등급이 내려가면 현재 방역을 총괄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해체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체제로 바뀐다.

이에 정 위원장은 "중대본이 해체되면 중수본만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며 "제7차 유행이 약하게 오는 시점이나, 그 이전에라도 단계적인 완화는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