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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달라도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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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2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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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사유리 씨(일본)가 아이와 함께 즐기는 모습. 그는 비혼인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갖고 2020년 출산했다.  /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방송인 사유리 씨(일본)가 아이와 함께 즐기는 모습. 그는 비혼인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갖고 2020년 출산했다. /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 동네에 대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외국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얼마전에는 길을 걷다 한 서양인(외모로만 판단한 것)이 학생으로 보이는 또래 한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지나가는 모습을 마주쳤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장면이 아직 낯설다. 방송에서 콩코 출신 조나단, 파트리샤 씨 남매를 보며 세상의 변화를 느꼈으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비율은 4.1%(통계청, 2021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 따르면 국내의 해외 출생 인구(이민자) 비율은 1% 수준이다.

#. 며칠 전 통계청에서는 한국의 3분기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같은 분기 역대 최저인 0.79였다는 자료를 냈다. 저출산 문제가 자주 언급되면서 되레 수치에는 사회적으로 둔감해진 느낌이 있다. 각자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니 나중 문제로 미루는 면도 있다.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일본이다. 우리보다 일찍 이 문제를 겪고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1989년 합계출산율 1.57을 기록하며 '1.57 쇼크'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는 미신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며 나온 1966년 합계출산율 1.58을 깬 것이다. 이후 일본은 육아휴직 등 본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꺼냈다.

출산율이 급하게 떨어지면 시간이 지나 젊은층이 부족해지고 일손이 달리게 된다. 고령자의 연금을 뒷받침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 일본의 지금 합계출산율은 1.3. 우리보다 꽤 높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많이 낮다. 이런 일본 안에서는 관련 논의가 꾸준히 이뤄진다.

#. 올해 2월 한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경단련(게이단롄)의 인구문제위원회는 시게키 마츠다 주쿄대학교 현대사회학부 교수를 초청해 인구 문제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 요지는 '가족'에 대한 개념을 깨자는 데 있다. "결혼관·가족관이 다양해지는데 국민 모두가 결혼해 둘째까지 낳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1일 기사에서 개인의 다양한 삶을 인정하고 "관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인구 문제를 푸는 밑바탕이 된다고 주장했다. 오츠마여대 사카이 유이치로 준교수는 기사에서 "전통적 가족주의가 약한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덴마크(2020년 출산율 1.67)는 가족의 형태를 1인 가구, 통상적인 부부, 동성혼, 신고된 동거 등 6가지로 나눈다. 아이가 있는 가족 형태는 37가지나 된다. 프랑스·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는 '시민 파트너십'이라는 신고된 동거 가족도 법적으로 인정된다.

해외에서는 이런 환경 속에 혼외 출생 비율도 높다. 2018년 기준 OECD 국가들의 평균 혼외자 비율은 41%. 유독 낮은 세 나라가 있는데 일본, 튀르키예, 그리고 한국이다.(2%대)

#. 경직된 사회 분위기는 낙오자를 만들고, 평균적인 삶의 만족도를 낮추기 쉽다. 지금까지 무난하게 살았으니 바꾸지 않겠다는 태도는 유연함을 막는다.

지난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공개한 일본인 1000명(20~60대)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이민에 대해 "수용하자"는 26.1%, "받지 말자"는 37.5%였다. 외신들이 인구가 줄어드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이민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민심은 다르다.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학교 교수는 이 매체에서, 일본인은 서서히 가난해지는 현 상황을 수용한다면서 "(사회가 어려워져) 인재의 해외 유출이 본격화할 때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히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은 다를까? "우리나라"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는 한국인이다. 나와 외모가 달라도 나와 삶의 방식이 달라도 '우리'로 느낄 수 있을까. 꾸준한 문제 제기와 토론으로 많은 이들이 고민해보고, 대안을 만들어 갈 일이다.

나와 달라도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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