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회사가 사라진다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은 뭘까"

"만약 우리회사가 사라진다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공장과 장비로 대표되는 산업화시대를 넘어 기술과 브랜드가 기업을 대변하는 시대다. 기업 브랜드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업무 관련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 노찬규 SK그룹 부사장은 최근 펴낸 저서 '결국! 브랜드'에서 오트밀로 유명한 퀘이커 공동 창업자 존 스튜어트의 말을 인용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브랜드"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책에서 브랜드 관리의 개념에서부터 브랜드 관리의 핵심인 아이덴티티의 정립, 복수의 브랜드 간 체계 관리는 물론 광고, PR 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론과 사례들을 소개한다. 1991년 입사 이후 32년 한 우물을 판 전문가가 구축한 브랜드관리 방법론의 정수다.

생생한 저술의 기반은 현장 최일선에서 겪은 경험이다. 저자는 과거 선경, 유공, 한국이동통신으로 나뉘어져 있던 그룹의 사명 체계를 SK로 통합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현장 경험에 기반해 총체적 브랜드 관리(Holistic Brand Management)의 필요성과 브랜드 관리의 핵심이론을 집대성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해태, 갤럭시, 에프(F) 킬라의 공통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답은 기업의 수명은 다 했지만 여전히 그 이름이 남아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의 주인이 달라져도 브랜드는 건재한 경우가 적잖다. 저자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인 브랜드가 실제 시장에선 화폐가치로 측정, 거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 브랜드 관리의 역할은 평가절하한다. 심지어 소비재를 판매하지 않는 회사들은 브랜드관리의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전문 인력이 산업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노 부사장의 저서 '결국! 브랜드'는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관리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이론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모습과 커뮤니케이션 사례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브랜드 관리론을 가르치고 배우는 학계와 학생은 물론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등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책에서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효익은 고객에게 원하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도록 해주는 '가격 프리미엄''이라며 "같은 커피라도 스타벅스 브랜드가 붙은 커피가 더 비싼건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 속에 또 다른 가치를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해외시장 진출 시 현지화 브랜딩의 중요성, 다양한 브랜드가 한 기업 안에 존재할 경우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기준 마련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역설한다. 특히 기업 내 브랜드 체계 정비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저자의 오랜 현장경험과 통찰이 빛을 발한다. 기업 내 복수 브랜드 상호 시너지 효과를 통해 브랜드 자산이 강화되는 과정을 잘 설명한다.

홍보 업무가 매출에 직결되는 사례에 대한 설명도 주목할 만 하다. 입소문과 대대적 언론보도의 시너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 등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곧 폭발적 구매열기로 이어진 '허니버터칩'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NS 입소문이 보도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는 성공모델이 확인되면서 바이럴 마케팅이 소셜미디어 시대의 대세가 됐다는 거다.

'OK! SK' 캠페인에 대한 분석도 업계 전반이 참고할 만 하다. SK는 '고객이 행복할 때까지 OK! SK' 슬로건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고지시켰다. 1998~2002년 진행된 이 캠페인은 어떤 광고보다 심플하고 명료하게 변경된 SK의 브랜드명과 철학을 전달했다. 유명 모델 없이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삼은것도 주효했다.

전성규 서강대 교수(경영학부학장·경영전문대학원장)는 책에 대해 "저자 노찬규 부사장은 과거 선경그룹의 사명체계를 SK로 통합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행복날개로 상징되는 그룹 CI체계를 개발하고 브랜드 관리 체계의 기반을 다진 주인공"이라며 "책을 통해 브랜드 관리에 필요한 주요 내용들이 현장의 생생함과 함께 잘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 노찬규 부사장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1년 선경그룹(SK그룹) 홍보실에 입사했다. 32년간 그룹 브랜드관리 및 대외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수행했다. 광고를 시작으로 PR 기획 · 사내 커뮤니케이션 · 홍보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SK그룹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총괄했다.

◇결국! 브랜드/노찬규/조선뉴스프레스/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