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연봉 200억이 공정?" vs "악마화 안 돼"…與 갑론을박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4학년도 수능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며 수능 출제 방향에 직접 개입했으며 수능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사퇴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계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2023.06.21.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변별력 확보를 명분으로 출제돼온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 배제와 교육계 카르텔 철폐를 주문한 가운데 현 사교육 시장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이른바 '일타강사'들을 놓고 여권 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당에서 일타강사의 매점매석은 범죄이고 사회악이다라는 주장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 사람들은 결국 사교육 제도 때문에 생긴 결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하게 번 돈이고, 세금 내고 적법한 것에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라며 "근본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사교육 고소득자를 악마화해 갈라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사교육이라는 것도 보면 코로나19(COVID-19) 시대 때엔 학교에서 학습 못 하는 것을 보완한 면도 있다. 공교육 보완 등 순기능도 많다"면서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비를 절감시키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접근해야지 자꾸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사교육 중에 인터넷강의는 대한민국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낮췄다. 그래서 인터넷 일타강사를 비하하고 죄악시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 오프라인(강의)만 할 땐 일부만 혜택을 받았는데 지금은 전 학생이 다 헤택을 본다. 오히려 인터넷 일타강사들한테는 감사해야 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사교육비 경감 현안과 관련해 초고소득을 올리는 일타강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SBS라디오에서 "일부 강사들 연 수입이 100억, 200억 가는 게 공정한 시장가격이라 볼 수 없지 않겠느냐"라며 "잘못된 시장을 바로잡아 주는 게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이다. (이것을 비호하는) 그런 얘기를 한다면 매점매석 행위도 비판 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대형 입시학원이나 일타강사들이 킬러문항으로 수험생과 학부모 불안심리를 자극해 과도한 수익을 거둔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선 일타강사 등 과도한 사교육업계 때리기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선 사교육 업계에서 강사들이 고소득자라고 공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수가 해야될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정해진 법의 테두리 내에서 그냥 영리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수능 관련해 무언가를 질렀다가 반응이 좋지 않으니 만회하기 위해 사교육 업계를 때리는 방향으로 급선회 하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당황스러운 방향"이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1일에도 소셜미디어에 "(사교육 업계를) 악마화 하려고 자꾸 카르텔이니 그런 소리를 하는데 정치권에서 인터넷 강의 때려잡아서 예전처럼 동네 보습학원으로 학생이 가도록 하는 것은 '동네 보습학원 카르텔'인가"라며 "사교육 통계를 보면 가장 부담이 크다라는 지점은 보육에 가까운 초등학교 이하의 교육이다. 집에서 애를 놀릴 수 없으니 이런저런 학원 보내는 상황을 개선할 생각을 하는 게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친이(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급자인 사교육 강사들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 참여자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며 "해결해야할 것은 사교육 과잉이지 강사가 아니다. 현상과 원인을 뒤섞어 무작정 때려잡기에 나서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