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줄여라"…은행 대출 문턱 높아진다

자료=한국은행

4분기 은행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주범인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중심으로 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은행들의 대출태도 -11로 나타났다.


대출태도 지수는 100에서 -100 사이에 분포하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심사가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관보다 많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지수가 음수면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양수일수록 문턱이 낮아질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0 △중소기업 -6 △가계주택 -11 △가계일반 -6으로 조사됐다.

은행들이 특히 주담대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지난 3분기 조사 때만 해도 은행들의 가계주택 대출태도는 '+(플러스) 11'을 기록했지만 3개월 새 '-(마이너스) 11'로 급반전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50년 주담대를 지목하며 50년 만기 대출 때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 등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은은 "정부의 장기 주담대에 대한 관리방안 실시 등을 반영해 가계주택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문턱도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라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는 차원에서다.

은행들이 가계·중소기업 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려는 건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기업 대출 모두 증가한 탓에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의 신용위험은 4분기에도 높을 전망이다. 신용위험이란 채무자 또는 채무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상환해야 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을 때 발생하는 위험을 말한다. 쉽게 말해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4분기 은행 신용위험지수는 △가계대출 25 △중소기업대출 31로 대기업대출(8)보다 높았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모든 업권이 이미 높은 대출 문턱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권별 세부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저축은행 -22 △상호금융은 -30 △신용카드사 -14 △생명보험회사 -9로 나타났다.

비은행권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려는 건 조달금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과 대출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59%로 지난해 8월(2.92%)보다 2배이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