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잘 챙겨" 시母 훈계에 맥주병 던진 며느리…남편은 아내 폭행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맥주병을 던져 남편과 시어머니를 다치게 한 3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함께 폭행 혐의로 기소된 남편에게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춘천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박성민)은 특수상해, 특수존속폭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여성 A씨(3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밝혔다.


폭행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 남편 B씨(32)에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30일 밤 10시30분쯤 강원 춘천시에 있는 모 주점에서 남편 B씨, 시어머니 C씨(68)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유리 맥주컵으로 남편 머리를 내리치고 맥주병을 던져 남편 입술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아이를 잘 챙겨라'는 시어머니의 훈계를 들은 후 남편 B씨가 집에 가자고 하자 사건을 벌였으며, A씨가 시어머니에게 맥주병을 던지는 것을 남편 B씨가 가로막으면서 다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A씨는 맥주병 등을 피하다 테이블에 손을 짚으며 그 밑으로 넘어진 시어머니 C씨를 맥주병과 컵의 파편으로 인해 다치게 한 혐의도 받았다.

폭행 혐의로 아내 A씨와 함께 법정에 선 남편 B씨는 당시 A씨에게 폭행당하자 화가 나 그의 머리채를 잡아 흔든 혐의를 받았다.

B씨는 또 지난해 7월 22일 오전 3시30분쯤 강원 춘천시에 있는 집에서 소파 쿠션으로 아내 A씨의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도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안방에서 1살 딸이 울음을 터뜨리자 아내 A씨에게 '아이가 왜 우느냐'고 물으며 거실로 나가 소파에서 잠을 잤는데, 아내 A씨가 가 '지금 애가 우는 게 내 탓이냐, 술 먹고 들어와서 애기랑 나한테 소리 지르냐'고 하자 폭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에서 A씨는 남편의 머리를 내리친 사실이 없고, 맥주컵을 테이블을 향해 던졌을 뿐 시어머니를 향해 던진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 또한 아내의 머리채를 잡은 사실이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정당방위에 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다르게 봤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보되 위험성이나 행위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B씨에 대해서는 "동종 전력이 없는 점, 일부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폭행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와 B씨는 이 재판 선고 당시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