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 것 없다" 매가 된 파월…원/달러 환율 5개월 만에 최고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05.50)보다 6.95포인트(0.77%) 상승한 912.45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7.2원)보다 2.2원 오른 1349.4원에 마감했다./사진제공=뉴시스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미국 2월 개인소비지출(PCE) 경계감 해소에도 강달러 현상이 이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원 오른 1349.4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1일(1357.3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미국의 2월 PCE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로는 시장 예상치(0.4%)보다 낮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망치와 부합하는 수준이다.

연준이 물가지표 기준으로 삼는 근원 PCE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1월 상승률(2.9%)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보통 물가 둔화세 확인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하 재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 발언으로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파월 의장은 2월 PCE 발표 이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주최 대담에서 예상치에 부합한 PCE 발표를 두고 "좋은 일"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며 이는 (경제에)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연준의 금리인하가 너무 지연될 경우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 위험성은 인정하면서도 "현 수준의 금리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적으로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도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 때문에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만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104.6선을 기록했던 달러인덱스는 PCE 발표 이후 104.4선까지 내렸지만 파월 의장 발언이 전해진 이후 다시 104.5선으로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성장 전망 역전, 자산성과 열세를 감안했을 때 원/달러 환율 상승 위험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1분기 주식시장 대규모 외국인 자금 순매수는 해외투자 확대에 대부분 상쇄됐고 견고한 성장 회복 및 AI(인공지능) 랠리 덕분에 자산성과는 2분기에도 달러가 원화에 우세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