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도 "배임수재죄 맞나"…KIA 장정석·김종국 첫 재판서 지적, 왜?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장정석 KIA 타이거즈 전 단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후원업체 뒷돈 수수한 혐의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5.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후원 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50)과 김종국 전 감독(56)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3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의 첫 재판을 열었다.


장 전 단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김 전 감독과 함께 (후원 업체에서) 1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 관련 (선수단) 사기 진작 차원에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감독 변호인도 "(받은 돈은) 광고 후원 계약이나 청탁 목적이 아니었다"며 "김 전 감독은 광고 후원을 처리하는 자가 아니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한테 금품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후원업체 대표 김모(65)씨 측도 "피고인은 평소 KIA 타이거즈의 열혈 팬이다. 지인한테 김 전 감독을 소개받고 구단과 후원 계약을 체결해 메인 스폰서가 되고, 코치들과 선수들을 격려하고자 했던 것이 이 사건의 실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구단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장정석 전 단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사진=김혜진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2022년 7~10월 김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총 1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장 전 단장은 또 2022년 5~8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에게 최소 12억원의 FA 계약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원을 달라고 세 차례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서도 장 전 단장 측은 "박동원 관련 부분이 배임 수재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하는데 박동원은 청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 역시 장 전 단장의 배임수재 미수 혐의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배임수재죄의 구성요건에는 '부정한 청탁'이 있는데, 공소사실로만 보면 누구로부터 어떠한 부정 청탁을 받았다는 게 없다"며 "이렇게 '퉁 치고' 넘어갈 게 아니라 형사적으로 어떤 죄에 해당하는지 정확하게 특정해서 기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