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17일까지 경쟁입찰, 현대차 "적극 참여"(상보)

한국전력 서울 삼성동 본사. /사진=뉴스1

한국전력은 29일 서울 강남 본사 및 부지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 달 17일까지 최고가 경쟁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을 놓고 현대차그룹이 강한 인수의지를 밝힌 가운데 삼성그룹도 인수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된다.

한전 본사부지는 축구장 12개 규모(7만9342㎡)로 지난해 기준 장부가액이 2조73억원, 공시지가가 1조4837억원(3.3㎡ 당 6171만원)이다. 감정가는 3조3346억원으로 평가됐다.


입찰 방식은 무조건 금액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쟁입찰 방식이다. 개인이나 법인, 컨소시엄 등 입찰 자격에 제한이 없다. 외국인이나 외국기업도 한국인이나 한국기업이 대표 응찰자인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지분율이 50% 미만이어야 한다.

한전이 제시한 부지 감정가는 3조3346억원이다. 공시지가와 장부가액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수 희망자는 감정가 이상의 인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한전은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실시한 후 최고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이튿날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한전은 오는 11월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사한다. 내년 11월까지 팔아야 본사 부지를 매각해야 한다. 공기업 경영정상화에 따른 부채 감축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 연내 매각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서울시가 한전부지를 포함한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려 한다는 점도 매각 시점을 앞당기게 한 요인이다.


유력한 인수후보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를 인수해 본사 업무공간은 물론 복합비즈니스센터와 자동차 박물관 등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쟁입찰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입찰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삼성그룹 역시 호텔업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전부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가는 특히 삼성이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집중매입하고 있다는 점에 미뤄 삼성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최근 재벌닷컴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은 강남 3구에 국내 재벌 중 가장 많은 12조6080억원(추산) 규모의 건물 및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 44건(48만7500㎡·14만7700평)에 평가액 8조1160억원, 삼성전자 본사사옥 등 건물 20여개에 평가액 4조4920억원이다.

당초 한전부지 인수전은 현대차·삼성에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샌즈, 프랑스 건설업체 부이그 등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며 4파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샌즈는 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요구하고 있어 부지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 부이그 역시 서울시와 공동개발이 난망한 상황이어서 결국 현대차와 삼성의 2파전이 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