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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그린 잔혹동화

역할바꾸기 '왕자와 거지'에서 수상한 '백설공주'된 피의자 대통령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6.11.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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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학의 동의어로 남을 뻔한 사건은 결국 난장(亂場)으로 이어질 뿐이었다. 동화 속 ‘동심’은 ‘사심’이 되고, 소설의 ‘교훈’이 ‘교악’(狡惡)이 되는 현실에서 그들이 꿈꾼 세상은 ‘허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작은 ‘왕자와 거지’처럼 참신했고, 끝은 ‘백설공주’처럼 극적으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동화와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그들은 동화의 소재만 차용했을 뿐, 줄거리를 180도 바꿔놓았다. 마크 트웨인과 그림형제가 지하에서 땅을 치며 통곡할지 모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평범한 강남 아줌마 최순실이 되고 싶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각종 연예정보를 꿰뚫고 피부 미용 처방으로 하루를 보내고, 최순실은 공주가 되고 싶어 대통령의 연설문을 뜯어고치고 국정 현안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지난 3년간 역할 바꾸기 게임으로 그들이 얻은 건 대기업 ‘삥뜯고’, 세월호 참사에 침묵하고 남의 딸 대학 진학에 공권력 행사하는 추악한 일의 연속이었다.

거지가 된 왕자는 부당한 권력에 희생되는 백성의 모습을 통해 참된 통치자의 모습을 새로 얻는 것이고, 왕자가 된 거지는 왕궁의 사치와 허례 의식을 비틀어 보는 것이었다. ‘왕자와 거지’가 주는 교훈은 더 나은 국가를 위해 평소 보지 못하던 가려진 곳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제대로 보자는 통찰이었다.

하지만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과 ‘구속된’ 최순실씨는 역할은 바꾸되 영혼은 하나가 된 이상한 ‘왕자와 거지’ 버전으로 국민을 우롱했다.

역할 바꾸기 게임의 최신판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다. 가난이 일상인 길라임(하지원)과 돈이 넘치는 김주원(현빈)의 영혼 바꿔치기에서 보여주는 메시지는 역시 부자와 빈자의 교차 시각에서 본 한 뼘 넓은 세상이다. 이 세상에서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와 소통하고, 서로에 기댄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서로만 이해하고 소통한 뒤 서로만을 위한 이익에 몰두했다.

‘왕자와 거지’ 게임이 끝난 뒤 이들이 찾은 동화는 ‘백설공주’다. 일곱 난쟁이의 도움을 받고 계모 왕비에 복수하는 백설공주의 동화 역시 현실에선 형식만 차용한 채 줄거리를 죄다 찢어발겼다.

백설공주를 떠받들어온 7명의 측근(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김종, 송성각, 차은택, 장시호)은 도움은커녕, ‘배신의 아이콘’으로 돌아서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백설공주보다 더 아름답지 못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낙인의 굴레에 갇혀 숨죽인 채 살아야 했다. 대한민국을 스포츠로 빛낸 국민 영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쌍한 박근혜’를 백설공주로 연결하는 애초의 연민 전략은 ‘비선 실세’의 존재를 모를 때까지, 그리고 ‘불쌍한’이 ‘수상한’으로 바뀌기 전까지 통했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읽는 백설공주는 동화가 아닌 공포 장르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보여줄 다음 동화는 이제 무엇일까. 줄거리를 다 바꾼다는 전제하에 ‘뻔뻔함이나 창피함을 모르는’ 소재의 동화책을 찾으려니 쉽지 않다. 어쩌면 그들이 새 동화책을 지금 만드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현장클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그린 잔혹동화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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