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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배움'이 부족한 사회

MT시평 머니투데이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입력 : 2017.10.12 04:37|조회 : 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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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배움'이 부족한 사회
배운다는 것은 지금까지 모르던 것을 머리나 몸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고,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기고 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자기 삶의 최고 목표로 여기는 사람들, 아마도 그들이 치명적으로 모르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서로 분리돼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고 행동한다.

우리가 서로 분리돼 있으면서 동시에 연결돼 있다는 것은 어떤 수준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분리는 연결에 비해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이뤄지는 반면 연결은 좀 더 크고 추상적인 차원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분리는 더 포괄적인 연결 속에 존재하는 하위 차원의 인식이다. 가령 나와 너는 생김새라는 구체적 차원에서는 다르지만 생명체라는 좀 더 추상적인 차원에서는 연결된 존재다. 너와 나는 이념과 출신은 다르지만 같은 한국인이라는 더 큰 차원에서는 연결된 존재다.

나와 너를 연결하는 작업은 발달적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아이가 어른이 돼가면서 이와 같은 연결은 점점 더 풍부하게 발달한다. 아이는 자기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세상을 판단한다. 가령 그들은 산과 물을 판단할 때 자기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의존해서 그것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함께 어우러져 대자연을 이루고 있다는 보이지 않는 사실을 볼 수는 없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와 같은 감각적 세상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와 너를 연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의미나 기능, 관계로 서로를 결합해 하나의 동아리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배움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배운다는 것은 너와 내가 지닌 보이지 않는 특성을 발견하고 궁극적으로는 연결과정을 통해 그것을 서로 결합하는 작업이다.

연결과정을 통한 배움은 우리를 '지금-여기'에서 해방시킨다. 배움을 통해 '지금'은 과거의 시간으로 확대돼 멀고 먼 태초의 시간까지도 이 순간 우리의 존재와 연결된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우리는 역사와 하나가 된다. 배움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시간과도 하나가 된다. 존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그 먼 미래도 지금 우리와 연결된다. 이처럼 배움을 통해 너와 나는 모든 시간에 걸쳐 연결된 하나의 존재가 된다.
 
배움을 통해 우리는 '여기'를 과거 공간과도 연결할 수 있다. 존재가 있기 시작한 그 처음의 공간도 지금의 공간과 연결돼 하나가 된다. 미래 공간도 여기의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배움을 통해 우주를 여기로 가지고 올 수 있다. 배움을 통해 우리는 우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너와 나는 이 우주와 연결된 하나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이러한 배움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이나 구사하는 어휘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이 사회에서 목소리깨나 낸다는 사람들을 보면 그 외모는 어른이되 마음은 아직도 아이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잘 맞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데 열정을 쏟기보다 모든 막말과 수단을 동원해 상대방을 모욕하고 짓밟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너와 내가 아무런 공통점 없이 오직 분리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회는 배움에 기반한 성숙한 사회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생각과 행동은 배움이 없는 어린아이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회에 유구한 역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끝없는 미래가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오직 배움으로 충만한 사회에만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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