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신당'-민주 사이에서 요동치는 호남 민심

(광주=뉴스1) 박상휘 기자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전남 광주 NGO시민센터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창당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장현 공동위원장이 옆에 앉아 있다. 2013.12.26/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민주당한테는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본다", "안철수 신당, 솔직히 모르겠다. 아직까지 호남은 민주당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가 26일 찾은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의 민심은 2가지 좌표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광주는 어느쪽을 지지해야 할지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광주 서구에서 3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민래(60·여)씨는 "이제 민주당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면서 "아무래도 안 의원이 새로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안철수 신당' 후보군인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찍은 김씨에게서 광주에서 부는 '안철수 신당' 바람의 현주소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목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적지 않았다. 더이상 민주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는 지역 발전과 한국 정치 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잇따른 패배로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높은 상황에서 안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를 시작하자 광주시민들은 양 세력을 두고 본격적인 저울질을 시작한 듯하다.

민주당에 실망감을 드러낸 시민들은 '안철수 신당'이 야권에서 지형을 넓혀 새로운 세력이 되주기를 희망했다. 사실상 호남에 기반을 둔 전국 정당을 원했다.

광주 서구에서 개인사업을 한다는 강성표(34)씨는 "'안철수 신당'이 좀 더 커져서 전국을 대표하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호감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민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찬(58)씨는 "호남에서 민주당이 오랫동안 집권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은 게 사실"이라며 "안철수신당 출현을 계기로 호남의 정치 구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황중연(47)씨는 "민주당과의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안철수 신당'의 몸집이 커져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PK(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선전하고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그래도 호남은 민주당이다", "믿을 건 민주당"이라면서 민주당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이들은 127석의 제1야당이자 두 차례나 집권한 민주당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한 사람의 이미지 정치가 과연 지속가능하겠냐며 부정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커피숍에서 만난 김순철(50·개인사업)씨는 "처음에는 호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이야기들이 두루뭉술하다"며 "안철수 개인에 대한 정치적 한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윤장현씨(새정추 공동위원장) 보다는 아무래도 민주당측 후보의 지명도가 앞설 것"이라며 민주당의 광주 시장 선거 승리를 점쳤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선(39·여)씨는 "솔직히 안철수 의원을 잘 모른다"며 "아직까지는 호남에서는 민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화(31·여)씨는 "안철수 의원이 영입한 인물들을 보면 결국 민주당 출신이거나 기존 정치권 출신 아니냐"며 "새정치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 새정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호남을 통해 전국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안철수 신당'이 호남에서 안착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인물 영입'과 호남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정치 비전 제시'에서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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