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글로벌 '플라잉카' 1위 기업과 손 잡았다(상보)

유영상 SK텔레콤 CEO(오른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 CEO(왼쪽)가 UAM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 (51,800원 ▼200 -0.38%)이 미국의 UAM(도심항공교통)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손 잡았다. UAM 사업 핵심인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 기체 제조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 기업이다. SK텔레콤은 통신·자율주행·정밀위치확인·보안 분야의 전문성에 조비 에비에이션의 UAM 역량을 더해 '한국형 UAM' 실증과 2025년 상용화 사업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유영상 CEO(최고경영자,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의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을 방문해 조벤 비버트 CEO 겸 창립자 등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양사 CEO가 주도하는 UAM 사업 관련 정기 협의체를 결성하고, 기체·서비스 플랫폼(MaaS, Mobility as a Service) 등 전 분야에 걸친 상호 협력을 본격화하는 내용이다.
우버가 찍은 UAM 선도 기업…가장 멀리 나는 기체 개발조비 에비에이션은 2009년 창사 이후 UAM 관련 연구·개발과 실증을 선도하며 기체의 생산, 테스트 시설까지 모두 확보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작년에는 글로벌 업체 중 가장 빠르게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해 기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우버의 플라잉카 부문을 합병하고 우버로부터 7500만달러 투자를 받는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하고 있다.


특히 조비 에비에이션은 UAM에 활용되는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의 최장 비행 기록을 보유했으며, 미국 FAA(연방항공국)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가장 먼저 받았다. 조비 에비에이션의 4인승 기체 S4 모델은 한 번 충전에 4명의 승객을 태우고 240㎞를 운항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320㎞에 달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실증 테스트(AAM National Campaign)를 수행하는 등 실제 운항 테스트 경험도 풍부하다.

/사진=조비 에비에이션 유튜브

글로벌 UAM 합종연횡…SKT '핵심 플레이어'로SK텔레콤과 조비 에비에이션의 협력은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UAM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핵심 플레이어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작년에만 세계적으로 조비 에비에이션을 포함한 UAM 기체 개발 기업 4곳이 상장에 성공하고, 주요 선진국의 300개 글로벌 기업과 기관이 UAM 투자에 뛰어든 상황이다.

UAM 전문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설립한 '위스크(Wisk)에 투자하고 있으며, 유럽의 에어버스는 '시티 에어버스'라는 기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11월 독일 UAM 제조사 볼로콥터와 손잡고 한국형 UAM 개발 나선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20년 70억 달러인 UAM 세계 시장규모가 2040년 1조4739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정부가 결성한 'UAM 팀 코리아'의 멤버로서 국토교통부와 업계, 학계, 지자체, 공공기관들과 협업하며 '한국형 UAM(K-UAM)' 로드맵 추진에 힘을 보태 왔다. 특히 이번 협력을 계기로 조비 에비에이션의 NASA 실증 테스트 경험과 노하우을 공유 받으면, 내년 국내에서 추진될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에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UAM 최초 상용화에 앞서 △안전성 검증 △적정 안전기준 마련 △업계 시험·실증 지원 등을 위한 그랜드챌린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1단계 실증은 내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UAM 기체와 통신체계 안전성을 확인하고, 한국형 'K-UAM' 교통체계의 통합 운용을 실증한다. 또 내후년 2단계 실증은 2025년 최초 상용화 예상 노선에서 시험비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SKT "2030년 국내 사용 노선 개시"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2030년 본격적인 상용 노선 운영을 UAM 사업의 중장기 시간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작년 말 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해 연구와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UAM을 단순한 신규 사업이 아닌 SK텔레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지상에서 제공하던 서비스 범위를 공중으로 확장하는 '메타 커넥티비티(Meta Connectivity)' 혁신을 통해 UAM 기체 이·착륙 플랫폼인 버티포트(vertiport), 지상 교통수단 등 물리적 요소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분야의 선도 사업자를 목표로 제시했다. 또 티맵 등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국내 UAM 시장의 경제성을 분석하고, 유망 노선과 버티포트 입지를 검토하는 과제도 수행할 계획이다.

유영상 사장은 "UAM, 자율주행, 로봇 등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톱 플레이어들과의 초협력이 필수적"이라며 "SK텔레콤의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미래 UAM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