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文정부 증권합수단 해체로 가상자산·금융 범죄 활개"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리고 정상적인 복원까지 수많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들의 고통은 회복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년에 즈음해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간 외교·안보를 비롯한 성과와 변화를 개괄하는 한편, 전세사기와 마약 범죄, 가상자산 범죄, 금융 투자 사기, 안보정책 등 전 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하셨다"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중요 마약범죄에 대한 법 집행력을 회복하고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청정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세사기에 대해서도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토양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행위 감시체계의 무력화는 이러한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적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와 마찬가지로,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는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간 실시되지 않던 민방위 훈련의 재개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오는 5월 16일, 6년 만에 다시 민방위 훈련을 재개한다"며 "그간 가짜 평화에 기댄 안보관으로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다. 국민 스스로를 지키는 민방위 훈련은 제대로 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실제상황에서 국민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6년간의 미실시를 감안해서 먼저 공공기관부터 훈련을 시작하고 다음 단계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훈련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변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의 안보도 탈바꿈했다"며 "우리의 3축 방어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과거 몇 년간 중단되었던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고 실전훈련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재래식 군사력을 바탕으로 했던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핵능력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