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인용 4개사에 과징금 1.4억…방심위 역사상 최대 규모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한 방송사들이 무더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출범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처분이다. 이에 최대 수위 처분을 받은 MBC는 방심위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방심위는 13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뉴스타파의 인터뷰 조작' 인용보도 관련 사안으로 과징금 부과가 결정된 5건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MBC 뉴스데스크 4500만원 △MBC PD수첩 1500만원 △KBS-1TV 코로나19 통합뉴스룸 KBS 뉴스9 3000만원 △YTN 뉴스가 있는 저녁 2000만원 △JTBC 뉴스룸 1000만원으로 과징금액을 최종 의결했다. MBC 뉴스데스크에는 지상파방송사업자 과징금 최고 금액이 부과됐다.


또한, 방송사에서 입수한 대장동 수사기록과 관련해 일방의 취재 내용만 보도한 JTBC 뉴스룸에는 과징금 2000만원이 추가 부과됐다.

방심위 전체 회의에 회부되면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또는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구분된다. 특히 과징금은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서 10점을 감점받는 높은 수위의 제재다.

총 6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은 MBC는 이번 제재가 명백한 표적 심의라며 크게 반발했다. 연말부터 지상파 관련 방송 재허가 심사가 잇따라 예정된 상황에서 방심위가 무리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주장이다.


MBC는 "과징금은 기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취재원의 인터뷰인 것처럼 변조해 조작하거나, 의료 상담을 빙자해 불법 홍보를 한 사례에 대해서만 엄중한 심판의 도구로 쓰였다"며 "방심위는 이처럼 무거운 제재의 잣대를 온갖 논란 속에 느닷없이 인터뷰 인용 보도에 들이댐으로써 스스로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MBC는 이어 "김만배 씨 녹취가 허위와 조작이라는 건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아직 법적인 실체가 규명되지도 않았다"며 "MBC는 해당 발언을 사실이라고 단정해 보도하지도 않았으며 반론도 충실히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대선과 관련된 징계가 2건 추가 의결됐다. 뉴스타파의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검찰 재직 당시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를 인용한 YTN FM 라디오 프로그램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은 곳을 여론조사기관으로 표시해 설문 내용을 다룬 MBC TV '2시 뉴스 외전'이 '주의'를 받았다.

이 외에도 특정 업체만 제조·판매할 수 있는 원료의 특징·효능·일일섭취량 등을 음성과 자막으로 반복 노출해 부적절한 광고효과를 준 MBC '기분좋은 날'과 피부 온도에 따른 반응 현상임에도 이용자의 피부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것처럼 효능·효과를 오인하게 하는 내용을 방송한 CJ온스타일 '라비앙 볼류마이징 핑크에센스'에 대해서도 '주의'가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