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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동산서 길잃은 韓자본주의

기고 머니투데이 김용창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입력 : 2018.09.21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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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동산서 길잃은 韓자본주의
세종시 국제도시설계 심사위원장이었던 저명한 지리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하비는 현대 자본주의를 ‘탈취’에 기반 한 축적체계라고 못 박는다. 생산이 아니라 재산가치 변동과 그에 따른 이익의 불평등한 배분이 중심을 이루는 자본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경제학자 케인즈도 ‘화폐개혁론’에서 화폐가치 변화가 한 계급에서 다른 계급으로 경제적 부를 옮기고 한편에는 풍요, 다른 한편에는 빈곤을 준다고 말했다. 그 결과 운명의 여신이 주는 은총이 다시 배분되어 계획은 좌절되고 기대는 무너진다고 말한다. 주택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각자의 재산가치에 상대적 변화를 주어 이러한 결과를 낳는 가장 전형적인 현상이다. 특히 한국에서 오랫동안 그랬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문제가 연일 언론을 도배하고, 언필칭 전문가들의 약방의 감초와 같은 코멘트들이 도돌이표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논란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갈 것들이 있다. 먼저 최근의 가격 상승은 주택공급 부족이 원인이기에 공급확대, 특히 서울 강남지역과 같은 곳에 공급확대가 필요하다고 늘 앵무새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생각이다. 지난 20년(1995~2015) 동안 인구수와 가구수 증가율보다 주택공급 증가율이 높았지만 자가점유율은 상응하여 높아지지 못했다.
강남구는 자가점유율이 1995년 48.3%에서 2015년 34.1%로 오히려 크게 떨어졌고, 월세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 이는 강남지역을 비롯한 서울주택시장 다수 지역은 서울 내부적으로 통제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실거주목적 시장의 의미는 사라지고 전국적 투자대상이 되었고, 점차 세계적 차원의 투자시장으로 진화해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입지 좋은 곳에 단순한 공급은 투기꾼에게 좋은 먹잇감을 던져줄 뿐이다. 좋은 방식이 결코 아니지만 굳이 그린벨트까지 허물어서 공급하겠다면 엄청난 불로소득을 안겨주었던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분양주택의 유통가격을 영구히 공공이 통제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집값상승의 책임을 서울시가 온통 뒤집어쓰고 있지만 근본 원인은 그게 아니다. 주범은 경기침체기에 오갈 데 없이 과잉축적된 유동성이다. 시중 부동자금은 6월 말 기준 1116조 7000억원이다. 애당초 실거주에는 관심도 없고 주택 소유권만 거래하여 이득을 얻는 투기적 투자로 전환할 가능성 높은 돈이다. 이들 유휴화폐자본이 집값을 공략하는데 혈안이 되지 않고 건전한 자본 선순환이 되도록 대안적인 투자처를 마련해야한다. 이점에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책임방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휴화폐자본은 주택을 삶의 공간이 아니라 늘 수익률게임의 대상으로 바라볼 뿐이다. 주택생산자본의 정상이윤은 보장하지만 주택거래와 유통에서 발생하는 이윤은 근본적으로 비노동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보호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챙기는 이득은 완전하게 환수하여 수익률을 사실상 0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공공개입이나 지원을 바탕으로 짓는 주택은 유통이나 거래과정에서 일부 계층의 수익 전유를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부동산 부문에서 보유세, 자본이득세 성격의 조세를 강화하는 정책을 안정적으로 지속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이 도시소작인 신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부동산 자원의 경우 생존권이 소유권에 늘 우선하도록 부동산정책 기조에 일대 혁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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